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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1920년이 아니라 2020년에 발표된 영상이 맞다. 이탈리아 세리에 A 볼로냐가 참신하면서도 기괴한 입단 영상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동행복권파워볼

영국 ‘더 선’은 2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세리에 A 볼로냐는 ‘유망주’ 아론 히키의 기괴한 입단 영상으로 SNS를 뒤흔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국적의 히키는 2002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지난 시즌 하츠 FC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해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자연스럽게 이번 여름 이적 시장서 바이에른 뮌헨 – 첼시 – 맨체스터 시티 등 여러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히키의 선택은 이탈리아 세리에 A 볼로냐.

히키는 빅클럽보다 1군 선수단에서 꾸준히 기회를 보장한 볼로냐행을 택하며 미래를 기약했다.

이런 히키의 선택은 역대급으로 기괴한 그의 볼로냐 입단 영상으로 인해 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더 선은 “볼로냐는 히키의 입단 영상서 전설의 괴수 ‘네시’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볼로냐는 히키의 국적이 스코틀랜드인 것에 착안해서 “신화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히키)는 여기 있고 진짜다. 스코틀랜드의 꽃”이라고 소개하며 역대급 입단 영상을 공개했다.

입단 영상은 드물게 흑백으로 진행된다. 스코틀랜드 전통 음악과 네스호를 비춘 다음에 누가 봐도 합성인 것을 알 수 있는 공룡 장난감이 수면서 모습을 나타낸다.파워볼

그리고 하늘에서 거대한 손이 내려와 공룡을 뽑는다. 카메라 시점의 변화와 동시에 전신을 나타낸 히키는 공룡 장난감을 안은 다음에 ‘나를 믿어! 나는 (네시와 달리) 진짜야”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1910년대 공포 영화를 보는듯한 히키의 입단 영상에 SNS는 열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알렉시스 산체스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영상 이후 최고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볼로냐의 입단 영상을 비판하는 팬들은 “이왕이면 괜찮은 편집자를 채용해서 만들면 안 됐냐”라거나 “최악의 영상”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컬트한 영상미에 반한 팬들은 “진짜 굉장하다”라거나 오스카상 단편 영화제에 올라야 한다. 히키에게 행운을 빈다”라고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mcadoo@osen.co.kr

[사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길준영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3)이 천적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파워볼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 호투로 시즌 5승을 수확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4-1로 승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천적 양키스를 상대로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주무기 체인지업과 커터를 집중 점검하는 모습을 보였다. 100구를 던지면서 커터(31구)와 체인지업(29구)을 가장 많이 던졌고 포심(18구)-커브(12구)-투심(10구) 순으로 이어졌다. 

주무기 체인지업은 이날 경기에서도 빛이 났다.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아웃카운트 9개(삼진1, 땅볼5, 뜬공3)를 잡아내며 가장 많은 아웃카운트를 기록했다. 특히 땅볼만 5개를 잡아내면서 땅볼 유도에 효과적인 모습을 보였다.

커터는 무브먼트가 좋았지만 스트라이크 존에서 살짝씩 빠지면서 볼(스트라이크16, 볼15)이 조금 많았다. 하지만 동시에 타자들의 헛스윙을 세 차례 이끌어냈고 뜬공 2개와 삼진 하나를 잡아내면서 안타는 하나 밖에 맞지 않았다. 류현진은 7회 마지막 이닝에서 15구 중 커터만 8구를 던지며 마지막까지 투구 감각을 점검했다.

류현진은 이날 이닝마다 변화무쌍한 전략을 가져갔다. 경기 초반에는 체인지업과 커터를 집중적으로 던지다가 6회 위기 상황에서는 포심 비중을 급격히 늘렸다. 7회에는 다시 커터와 체인지업을 집중 구사하면서 양키스 타선을 봉쇄했다. 

그동안 약한 모습을 보였던 양키스의 간판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애런 저지를 상대로도 다양한 구종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탠튼을 상대로는 2회 체인지업으로 땅볼, 4회 커터로 뜬공, 6회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7회 대타로 나온 저지는 투심을 던져 뜬공으로 처리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완벽하게 리허셜을 마친 류현진은 이제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등판을 기다린다. /fpdlsl72556@osen.co.kr 

[OSEN=대전, 곽영래 기자]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대전, 곽영래 기자]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최하위 한화의 가을 늦바람이 매섭다. 몰라보게 달라진 마운드의 힘으로 상위팀 발목 잡는 ‘고춧가루 부대’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 사이 ‘탈꼴찌’ 기회도 왔다. 

한화는 지난 20일 광주 KIA전을 시작으로 22~23일 대전 두산전, 24일 대전 롯데전까지 5위 경쟁 중인 팀들을 차례로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첫 4연승을 달린 한화는 어느새 3할대(.310) 승률에 복귀, 최근 7연패 늪에 빠진 9위 SK에 1.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한화의 최근 상승세 바탕은 마운드에 있다. 8월까지 94경기 평균자책점 5.43으로 이 부문 9위에 그쳤지만 9월 21경기에선 3.95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9월 유일한 3점대 평균자책점 팀으로 짠물 야구를 하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위(4.73)로 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가 피로 누적으로 2주를 쉬고, 채드벨이 어깨 통증으로 2주째 기약없이 이탈한 상황에서 국내 선발들이 분발했다. 베테랑 장시환을 비롯해 20대 김민우, 김진욱, 김이환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불펜도 젊은 투수들의 힘으로 2점대(2.96) 평균자책점 철벽을 쳤다. 필승조로 자리 잡은 강재민, 윤대경, 김종수를 중심으로 2군에 다녀온 뒤 살아난 박상원, 김진영, 장민재가 힘을 보태고 있다. 마무리 정우람이 9월 평균자책점 5.59로 고전하고 있지만 젊은 투수들이 무섭게 성장했다. 

[OSEN=대전, 곽영래 기자]7회초 한화 윤대경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대전, 곽영래 기자]7회초 한화 윤대경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척박한 환경에서 마운드를 재정비한 ‘투수 전문가’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1군 붙박이가 아닌 선수들이 많다 보니 투입될 때마다 상황에 관계없이 절실하게 하고 있다”며 “순위 싸움 중인 팀들보다 부담감이 적은 환경이지만, 그런 것을 감안해도 경험 없는 선수들치곤 기대 이상으로 상당히 잘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원호 대행은 특정 투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폭넓은 활용으로 여러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고 있다. 22~23일 연투를 했던 정우람, 강재민, 윤대경에게 24일 휴식을 부여했다. 최 대행은 “오늘 같은 날은 그동안 자주 나가지 않았던 선수들이 던지면 된다. 그 선수들이 못 던지란 법 없다. 언제부터 강재민, 윤대경 없으면 안 되는 팀이 됐나. 남은 자원들도 잘 운용하면 된다”고 자신했다. 24일 롯데전에서 김종수-김진영-박상원으로 이어진 불펜이 3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지켰다. 9회를 마무리한 박상원은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마운드 운영에도 원칙이 있다. 불펜의 경우 투구수 대비 휴식 기준에 따라 연투 또는 30구를 던졌을 때 무조건 휴식이다. 전날 경기에 던진 투수는 리드 상황에서만 투입하며 소모를 최소화한다. 단국대 운동역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최 대행은 “최근 전세계 야구가 2002년 미국스포츠의학저널이 배포한 권고사항을 따르고 있다. 우리도 그 기준에 맞추려 한다. 연패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웬만해선 지킨다”고 말했다. 

올해 퓨처스 감독으로 시작해 6월부터 1군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 대행은 미래 육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운영 중이다. 그는 “야구에서 가장 좋은 연습은 경기라고 말한다.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지금 이렇게 경험을 쌓아 상황 대처 능력을 배우면 큰 자산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OSEN=대전, 김성락 기자] 한화 박상원과 최재훈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ksl0919@osen.co.kr
[OSEN=대전, 김성락 기자] 한화 박상원과 최재훈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ksl0919@osen.co.kr
[사진] 조세 무리뉴 SNS 캡처
[사진] 조세 무리뉴 SNS 캡처

[OSEN=이승우 기자]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이 슈켄디야 경기장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 

토트넘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북마케도니아 스코페에 위치한 토도르 프로에스키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0-2021시즌 UEL 3차예선 슈켄디야와 경기에서 손흥민의 1골 2도움 맹활약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UEL 본선 진출 최종 관문인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토트넘은 10월 초 새벽 이스라엘 리그 마카비 하이파와 경기를 치른다. PO에서 승리하면 UEL 조별리그에 진출한다.

경기 종료 후 무리뉴 감독은 경기장 골대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무리뉴 감독은 “웃긴 상황이 경기 전 있었다. 골키퍼가 골대가 작다고 말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무리뉴 감독은 “내가 가서 봤더니 정말 작았다. 골키퍼들은 골대에서 모든 시간을 보낸다. 나도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즉각 알아차렸고 UEFA 시정을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무리뉴 감독의 문제제기 결과 이날 경기장 골대가 약 5cm 정도 낮은 것으로 밝혔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문제의 경기장 골대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골라인에 서서 한 쪽 팔을 위로 쭉 뻗었다. 174cm로 그리 큰 키가 아니지만 무리뉴 감독의 손 끝과 크로스바 사이 간격이 크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내가 키가 자란 줄 알았다. 하지만 골대가 5cm 낮다는 것을 알았다”라는 글을 남겼다. 또한 위고 요리스가 손을 뻗어 골대를 만지는 사진도 업로드했다.

골대 규격의 문제와 무관하게 토트넘은 손흥민의 맹활약 덕에 승리했다. 손흥민은 이날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터진 세 골 모두 골대 높이의 제약을 받지 않는 득점이었다./raul1649@osen.co.kr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일간스포츠 창간 51주년을 맞아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정시종 기자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일간스포츠 창간 51주년을 맞아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정시종 기자

세계적인 축구 감독 조제 무리뉴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축구만 아는 감독은 축구가 무엇인지 모르는 감독이다.”

이 말은 선동열(57) 전 야구대표팀 감독에게 충격과 영감을 동시에 줬다. 축구도, 야구도 사회의 축소판이며, 인생의 압축판이다. 또한 시대의 흐름과 함께한다. 그걸 모른 채 선동열 전 감독은 투구 폼을 봤고, 투구 수를 계산했고, 투수 교체 타이밍을 고민했다. 그는 오늘의 승리, 올해의 우승만 바라보고 살았다.

선동열 전 감독은 “무리뉴 감독의 말을 나에게 대입했다. 과거의 난 야구만 생각했으니, 난 야구를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반성하고 있다. 그래서 더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교생 선동열이 노트에 썼던 야구 일기. 자전 에세이『야구는 선동열』에 공개된 내용이다. IS포토
고교생 선동열이 노트에 썼던 야구 일기. 자전 에세이『야구는 선동열』에 공개된 내용이다. IS포토

그는 학창 시절 야구일기를 참 열심히 썼다. 광주일고 2학년 때 쓴 ‘야구 십계명’은 지난해 그가 펴낸 『야구는 선동열』에 소개된 바 있다. 오밀조밀한 글씨로 일기를 썼던 그는 57세 나이에 ‘야구 소년’ 시절로 되돌아갔다. 야구장 밖에서 야구를 보고, 경험하지 않았던 야구를 연구하며, 승리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돌아보고 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지난 2018년 11월 국가대표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그리고 두문불출하다 지난해 7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0시즌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연수를 떠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8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한 그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한국에서 단 하나뿐인 국가대표 감독 자리에서 내려올 때 착잡했던 표정과는 정반대였다. 대학교 새내기처럼 꿈에 부풀어 있었다.

선동열 전 감독은 1985년 해태에 입단하기 전, MLB 구단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여러 번 받았다. 1981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 타자들을 압도하는 피칭을 보인 덕분이었다. 두 대회에서 모두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그는 MLB에 진출해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겨루는 꿈을 꿨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받은 병역 특례를 반납하고, 3년 동안 군 생활을 한 뒤 미국으로 떠날 계획까지 세웠다.

그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사실상 미국 진출을 막았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났다. 지도자로서 MLB를 경험하려던 선동열 전 감독의 계획이 전 세계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또 멈췄다.

선동열 전 감독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 기회에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끔 골프도 치면서 잘 지내고 있다. 미국에 가지 못했지만, 온라인을 통해 MLB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부터 일간스포츠에 ‘선동열 야구학’을 연재하고 있다. 이 칼럼은 광주 송정동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뒤 45년 동안 쌓아온 지식과 지혜를 나누는 내용이 아니다. 야구를 새로 배우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콘텐트다.

일간스포츠 창간 51주년을 기념하는 인터뷰의 주인공은 선동열 전 감독이다. 올드보이 세대인 그가 왜 ‘야구 소년’ 시절로 돌아가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뭘 배우려는지, 왜 배우려는지, 그걸 어떻게 쓰고 싶은지 듣고 싶었다.

선동열 전 감독은 “미국에 가고 싶었지만, 어쩌겠는가. 순리에 따라야지. 대신 코로나19로 인해 온택트(ontact) 시대가 열렸다. 방법을 찾다 보니 길이 보이더라”며 “지난 6개월 동안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자료와 기사를 보고 공부했다. 또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국가대표 감독에서 물러난 뒤 주위에서 여러 사람이 책을 선물했다고 한다. 야구 등 스포츠에 관련된 책도 있었지만, 인문학과 리더십을 다룬 책도 많았다. 선동열 전 감독은 “처음에는 그냥 읽었다. 읽다 보니까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요즘에는 책을 사서 읽기도 한다”며 웃었다.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야구 공부에도 탄력이 붙었다. 그는 지인들과 야구 스터디를 구성해 강의를 듣고, 토론도 했다. MLB 스카우트, 트레이너, 데이터 애널리스트와 지식을 나눴다.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들로부터 의학 강의를 받기도 했다. 매일 전쟁을 치르는 현장에 있을 땐 만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야구를 오래 했고,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큰 착각이었다. 공부할수록 모르는 게 나온다. 내가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며 “내가 너무 내 분야(투수)에만 집중했다는 통렬한 반성을 하게 된다. 내 야구에만 집중했으니 야구가 무엇인지 몰랐던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일간스포츠에 연재하고 있는 '선동열 야구학' 지면
그가 일간스포츠에 연재하고 있는 ‘선동열 야구학’ 지면

일간스포츠에 연재 중인 ‘선동열 야구학’은 투수론으로 시작했다. ‘강속구의 시대, 한국 야구는 왜 소외됐나(9월 9일자)’와 ‘속도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9월 16일자)’가 그것이다.

MLB에는 시속 100마일(161㎞)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수두룩하다. 마이너리그까지 합치면 1500명이 될 거라고 한다. 한국과 신체 조건이 비슷한 일본에서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여럿 등장했다. 그러나 한국 투수들의 스피드는 몇 년째 정체되고 있다. 선동열 전 감독은 그 이유를 데이터를 통해 분석했고, 속도를 더 낼 수 있는 투구 폼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풀어냈다. 또한 속도를 내는 것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선동열 야구학’은 ‘강속구의 대응 무기는 정말 어퍼컷일까(9월 23일자)’로 이어졌다. 그의 연구가 타격으로 뻗어간 것이다. 선동열 전 감독은 “처음엔 ‘내가 무슨 타격에 관한 칼럼을 쓴단 말인가’하고 자문했다. 예전에 나라면 안 썼을 거다. 내가 감독을 맡을 때도 타격·수비·작전 등의 분야는 해당 코치에게 권한을 주고 일임했다. 그런데 난 지금 배우는 과정이다. 내가 들은 강의가 있고, 번역본으로 읽은 MLB 타격에 관한 자료도 있다. 이걸 야구인들,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반론이 있다면 토론 기회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칼럼은 다양한 주제를 향할 예정이다. 투수 분야에 국한됐던 과거의 선동열이 아닌, 새로운 이론과 시각으로 풍성해진 선동열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선동열 전 감독은 “야구를 공부하지만, 야구만 공부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무리뉴 감독의 말처럼 그래서는 진짜 야구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선동열 전 감독이 감독은 야구장 밖에서도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 사진은 재활 전문의로부터 강의를 받는 모습. 정시종 기자
선동열 전 감독이 감독은 야구장 밖에서도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 사진은 재활 전문의로부터 강의를 받는 모습. 정시종 기자

평생 동안 ‘현장 야구’에 매몰됐던 그는 끊임없이 시점을 달리하는 중이다. 한국·일본이 아닌 MLB 시작으로 KBO리그를 보고 있다. 전문의, 그리고 트레이너의 지식을 빌려 부상과 싸우는 선수를 도우려고 노력 중이다. 직관이나 경험이 아닌 세이버메트릭스(야구를 통계학·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로 야구를 해석하는 법도 배우고 있다.

선동열 전 감독의 연구 주제는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고 한다. 야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야구는 그래서 인문학이자 경영학이라는 걸 그는 깨달았다.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 서툴러서, 세상이 변하는 것에 둔감해서 그가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동열 전 감독에게 불편한 이야기를 물어야 했다. 2018년 10월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됐을 때의 일이다. 그해 8월, 그는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해태의 선발 투수로, 일본 주니치의 마무리 투수로, 삼성 감독으로 맛본 많은 우승과 달리, 그 우승은 그에게 쓰디썼다.

한국 대표팀은 대만과의 예선 1차전에서 1-2로 졌다. 결승전에서 일본을 3-0으로 이기고 우승한 뒤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경기력이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몇몇 선수에 대해 병역 특혜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야구 대표팀의 우승은 정치 이슈로 비화했다. 한 사단법인이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어처구니 없게도 정치인들은 선동열 전 감독을 국정감사장 증인으로 세웠다.

당시 여론은 대표팀의 우승을 깎아내렸다. 기사 댓글에는 팬들의 분노가 넘쳐났다. 선동열 전 감독이 청탁을 받았거나, 부정을 저질렀다는 여론 몰이가 있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그때 난 팬들의 비난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 공정의 가치가 중요하고, 병역 문제에 민감하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었다. 그런데 그 정도일 줄은…”이라고 말을 흐렸다.

선동열 전 감독은 국정감사장에서 “어떤 청탁이나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정치인의 공세를 막아냈다. 애초 의혹 제기에 근거가 없어서,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질문 수준이 낮았다. 국정감사에서 오히려 여론이 뒤바뀌었다. 이후 관련한 모든 신고가 종결 처분이 내려졌다.

결과적으로 선동열 전 감독은 정치권 이슈 몰이의 희생양이었다. 그는 국회에서 온갖 공세를 홀로 견뎌낸 뒤 화염 속에서 걸어 나왔다. 그의 발걸음은 2020 도쿄올림픽으로 향할 줄 알았다. 그러나 선동열 감독은 그해 11월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참 열심히 뛰었다. 국정감사장에서 ‘아시안게임 우승이 어려운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미 결심했다. 내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그나마 야구인들의 명예가 지켜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동열 감독은 상황이 불리할 때 떠나지 않았다. 자신에게 유리할 때, 명분이 있을 때 내려놓았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 기량이 비슷하다면 가급적 병역 미필자를 선발하는 관행에 따른 걸 후회했다. 그걸 보고 평범한 청년들이 느꼈을 박탈감도 헤아리지 못했다. 이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사퇴 기자회견문에 담았다. 선동열 전 감독은 “야구계의 관행에 따라, 야구 선후배들과 상의했다. 감독은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니까 이기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정감사가 끝난 뒤 아들 민우가 “아빠, 저 특전사 나온 건 잘한 거죠?”라고 물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가장 예민한 병역 문제가 불거졌으니, 선동열 감독의 가족들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아들에게 미안하고, 또 고마워서 그저 웃었단다.

아들 민우는 서른 살이 됐고, 딸 민정은 지난해 결혼했다. 선동열 감독이 삼성 감독을 처음 맡았을 때 그의 나이 42세였다. 그때 선수들은 그에게 동생이자 후배였다. 감독에게 선수들은 가르치고, 이끌어야 할 대상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시대가 변했다.

그는 “어느덧 프로야구 선수들이 내 아들딸 같은 나이가 됐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운 만큼, 지금 선수들은 그렇게 성장했다. 믿어주고 안아주면 자기 일을 잘해내더라. 요즘 20~30대 선수들은 매일 MLB를 보고, 수많은 데이터를 접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었던 우리 세대와 다르다. 지금 부모가 아이들에게 그렇듯이, 지도자는 선수를 도와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왼쪽)으로부터 '젊은 세대의 트렌드'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 정시종 기자
선동열 전 감독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왼쪽)으로부터 ‘젊은 세대의 트렌드’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 정시종 기자

그는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을 만나 젊은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 스마트하고 윤리적이다. 개성이 강하고, 자존감도 높다”며 “그러나 젊은이들은 우리 세대가 가졌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들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때 여론이 들끓었던 이유를 선동열 전 감독은 시간이 더 지나 알게 됐다.

선동열 전 감독은 “요즘 민우가 저한테 여자 친구와 데이트 하는 얘기를 한다. 난 아버지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걸 상상도 못했다. 세상이 달라졌고, 나와 가족들도 변했다”며 “요즘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덕분 같기도 하다. 아들딸을 어리게만 봤지만, 얘기해 보면 그렇지 않더라”며 웃었다.

야구장 밖에서 야구를 보니 궁금한 게 더 많다고 한다. 선수와 지도자로 경험한 수많은 성취와 실패가 2020년 선동열에게 묻고, 또 묻고 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씩 찾기 위해 그는 여행하는 중이다.

“현장을 떠나 있다고 해서 제가 야구인이 아닌 건 아니잖아요? 한국야구를 위해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모르지만, 공부는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할수록 제가 모르는 게 나와요. 그러니 공부를 안 할 수 없죠.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허허.”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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